(글: 지아이셀 홍천표 대표)

조절 T(Regulatory T; Treg) 세포는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자가면역질환에 있어 조절 T 세포의 역할 및 중요성

우리 몸은 자체적으로 평형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리적 과정을 일정하게 조절하여 체온, 혈압 등과 같은 상태를 안정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 역시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균에 대항하기 위해 작동하며, 이와 동시에 너무 강한 면역 반응은 억제해서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면역항상성 유지를 위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조절 T 세포의 역할입니다.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T 세포안에 아주 작은 양으로 존재하는 조절 T 세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너무 강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조직 손상을 막으며 면역 체계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조절 T 세포가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거나 부족하면, 우리 면역 시스템이 실수로 자신의 몸을 공격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자가면역 질환(autoimmune disease)입니다. 자가면역 질환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병,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들은 면역 시스템이 정상적인 목표를 오인하여 자체 조직을 공격하는 결과로 발생합니다.

조절 T 세포로 염증성 장 질환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FoxP3 발현의 중요성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면역항상성’이 무너져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은 염증성 면역세포를 조절할 수 있는 조절 T 세포를 투여하여 면역 항상성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 질환 또한 이러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질환인데, 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습니다. 이 질환은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와 같은 다양한 증상을 보여줍니다. 이 질환은 전 세계에서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20~40대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염증성 장 질환의 원인은 면역 시스템의 이상, 서구식 식습관으로 인한 장내 미생물의 변화, 유전적인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조절 T 세포안에 있는 FoxP3라는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부분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조절 T 세포의 기능이 이상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변이로 인해 조절 T 세포가 올바른 일을 못하게 되거나, 조절 T 세포가 부족한 사람들도 이러한 이상 증상과 함께 질병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절 T 세포 안에 있는 FoxP3라는 단백질은 특별한 역할을 하는데, 이 단백질은 조절 T 세포의 발달과 기능을 조절합니다. FoxP3를 발현하는 조절 T 세포는 다양한 항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과다한 염증을 억제하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임상연구 결과, 염증성 장 질환 환자들은 조절 T 세포 안에 있는 FoxP3의 발현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FoxP3 발현이 높고, 항 염증 면역 단백질성 사이토카인을 다량 분비하는 조절 T 세포를 환자에게 주입하여 염증성 장 질환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절 T 세포치료제의 개발 현황은 어떨까요?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 치료제와 조절 T 세포 치료제 개발사들의 연구개발 현황 및 해결 과제

염증성 장 질환의 치료제로 5-ASA 계열 약물,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가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이러한 약물에 불응하는 환자 또는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로는 염증을 유발하는 종양괴사인자인 Tumor Necrosis Factor-alpha(TNF-α)를 억제하는 항 TNF 제제가 대표적입니다. 항 TNF 제제로는 레미케이드, 휴미라가 있습니다. 레미케이드는 2015년 미국 매출 53억달러(약 7조원), 휴미라의 경우 지난해 약 27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널리 사용되는 항 TNF 제제에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전신에 작용하는 의약품으로 감염 합병증, 결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또한, 항 TNF 제제에 치료반응이 없는 환자들의 비율이 20~30%에 달해 모든 환자들을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인테그린 저해제, 사이토카인 저해제 등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시판되었으나, 부작용으로 인한 투약중단, 치료제에 대한 불응 및 효능 손실 등의 이유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염증성 장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로서 조절 T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조절 T 세포치료제는 환자의 체내 면역 균형을 회복시켜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조절 T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과 연이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조절 T 세포치료제에 대한 업계 관심과 가능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요 파트너십 사례로는 2023년 6월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제약기업 Quell Therapeutics와 염증성 장 질환, 제1형 당뇨병 적응증 치료 가능성이 있는 조절 T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20억 달러 규모(약 2조 6,630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과 2022년 8월 BMS가 염증성 장 질환을 위한 조절 T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GentiBio와 19억 달러 규모(약 2조 5,298억원)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 있습니다. 조절 T 세포치료제는 2010년에 들어 서면서 임상 등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혁신적인 치료제로 각광 받고 있지만, 치료제로서 상업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조절 T 세포 배양’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합니다.

조절 T 세포는 우리 몸의 전체 T 세포 군 중 평균적으로 2~3%를 차지할 정도로 양이 매우 적습니다. 이러한 조절 T 세포를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투여하기에 충분한 양을 대량 배양해야 하는데, 조절 T 세포는 분리와 배양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또한, 배양에 성공하더라도 조절 T세포의 성질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치료제로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배양하는 것이 최대 난제입니다. 전체 T세포군 중 조절 T 세포만 선별하는 것, 선별한 조절 T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며 대량 배양하는 것 모두 까다로운 과정이기 때문에 생산 공정에 큰 어려움이 따릅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절 T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지아이셀 (GI Cell)회사의 조절 T 세포치료제, 드론 티렉(Drone Treg)

드론 티렉 특징, 연구 차별성 및 주요 결과, 앞으로의 계획

지아이셀에서는 고성능의 조절 T 세포치료제를 대량 배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염증성 장 질환 치료를 위한“드론 티렉”이라는 이름의 조절 T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치료제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드론이라는 이름은 원하는 곳에 세포를 보내서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체외에서 대량 배양한 조절 T 세포를 염증이 일어나고 있는 장 부위에 빠르게 도착시켜 치료 효과를 외에서 대량 배양한 조절 T 세포를 염증이 일어나고 있는 장 부위에 빠르게 도착시켜 치료 효과를 높인다는 의미입니다. 드론 티렉 세포는 3가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Drone Treg의 항염증 작용 기작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먼저,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FoxP3와 항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다량 분비하는 조절 T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공정을 통해, 환자에게 효력을 볼 수 있는 충분한 양의 고성능 조절 T 세포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경우 1회 생산으로 다회 투여 및 고용량이 가능한 치료제를 만들 수 있어 환자들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드론 티렉은 뛰어난 표적능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론 티렉의 표면에는 조절 T 세포를 표적 장기인 장(腸)까지 잘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 특이적 수용체인 Chemokine (C-C motif) receptor 9(CCR9)과 α4β7 인테그린이 높은 수준으로 발현하고 있습니다. 세포치료제가 다른 조직, 장기에 도달할 경우 치료제의 유효성이 떨어지고 이상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 티렉은 장 조직 특이적 수용체를 통해 마치 드론처럼 원하는 장기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표적능과 그에 따른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론티렉은 항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다량 분비하기 때문에 강력한 염증 억제 효력을 보입니다. 항 염증 기능을 하는 사이토카인인 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TGF-β)와 인터루킨-10을 높은 수준으로 분비하여 염증성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고 손상된 조직을 효과적으로 복구합니다. 드론 티렉의 강력한 효과는 시험관 실험에서 염증성 T 세포의 증식을 억제시키고, 염증성 장 질환이 유도된 쥐에서 장의 염증 소견을 효과적으로 개선시키는 것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현재 지아이셀은 2025년 드론 티렉의 임상시험 승인신청서(IND)를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아이셀은 만성 염증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새롭고 혁신적인 치료제를 제공함으로써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