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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중립은 가능할까? (1)
작성자 *** 등록일 2021.08.17

[과학기술 넘나들기] (221) 엑스프라이즈 카본 리무벌

온실가스 과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하여 전 세계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가 되었다. 지구온난화의 가속화로 인한 각종 기상이변은 해마다 어김없이 발생하는데, 올해에는 그동안 여름철에도 그다지 덥지 않았던 캐나다 등지의 기온이 거의 50도 가까이 치솟아서 큰 피해와 충격을 몰고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 위키미디어

최근 거의 세계적으로 빈도와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보이는 산불 역시 기후 변화 및 지구온난화 현상과 큰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호주 전역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이 6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뿐 아니라, 시베리아나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등의 산불 또한 해마다 규모와 피해를 키워가고 있다. 올해 터키, 그리스 등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역시 커다란 피해와 우려를 자아내면서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형 산불의 결과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동시에 그동안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온 너른 숲이 소실되므로,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는 악순환에 빠지는 셈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인 감은 있지만 세계 각국은 이른바 탄소 중립(炭素中立; Carbon neutral) 즉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 것을 선언하고 구체적 대책 수립과 행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에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각국 정부뿐 아니라 민간재단 등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 중립의 실현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큰 문제들을 해결해 나아가기 위해 혁신적인 각종 국제 경연 대회들을 개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비영리 단체 엑스프라이즈(XPRIZE)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탄소포집 기술개발 대회를 개최한 엑스프라이즈 재단의 로고 ⓒ XPRIZE Marketing

올해 4월 지구의 날에 엑스프라이즈는 머스크 재단의 후원을 받아 총 1억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탄소 포집 기술 개발 대회인 ‘엑스프라이즈 카본 리무벌(XPRIZE Carbon Removal)’의 개최를 공식화하였다. 이를 통하여 향후 기가톤 규모의 탄소 포집 기술 개발을 독려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대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참가팀의 접수도 이미 개시하였다.

이 대회의 골자는 친환경적 방식으로 대기나 해양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영구 포집하는 해결방안을 개발한 혁신적인 팀이나 개인에게 총 1억 달러의 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대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 대회는 앞으로 4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데, 연간 최소 1000톤 이상의 탄소 포집 능력을 갖추고 비용성과 확장성이 가장 뛰어난 방안을 제시한 이들이 상을 받게 된다.

이 대회는 예선과 본선의 2단계로 진행되는데, 먼저 1단계인 예선에서는 참가자들이 제시하는 탄소 포집 기술의 핵심 구성요소를 작은 규모에서 실증하도록 한다. 심사단은 대회 시작 1년 후에 평가를 통하여 예선을 통과할 15팀을 가려내고, 이 팀들은 본선에서 2024년까지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탄소 순 배출량을 음(-)으로 전환하고 향후 대용량의 탄소량 감소를 가능하게 하는 해결방안을 전면적으로 가동하여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회 심사단은 2024년부터 본선 팀들이 제시한 해결방안의 성능과 실용성 등을 검증하여, 2025년에 최종 수상팀들을 결정하는데, 대상(大賞)에는 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최대 3팀의 차등상에는 3000만 달러 배분해줄 것이라 한다. 상금의 나머지는 예선을 통과한 팀들에 100만 달러씩을, 그리고 이와 별로도 2021년 가을에 학생팀 하나를 선정하여 최대 50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한다.

민간재단이 대회까지 개최할 정도로 탄소 포집 기술 개발 등을 독려하고 나선 것은, 화석연료 절감 등 기존의 방법들만으로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지구 전체에서 대기로 배출되는 총탄소량은 매년 약 110억 톤 정도의 규모로 추산되는 데 비해, 육상식물 및 해양 플랑크톤의 광합성을 통하여 포집되는 탄소의 양은 약 59억 톤 정도로서 배출량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즉 탄소 중립을 실현하려면 매년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 또는 격리하여 제거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줄여야만 한다는 의미이다.

전지구적 탄소순환의 매커니즘 ⓒ 위키미디어

전지구적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데, 먼저 엑스프라이즈의 대회에서 지향하는 것처럼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즉 이산화탄소의 포집, 수송, 활용, 저장 등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기술과 방안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과학기술 활용하여 지구 환경을 변화시키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 그중에서도 햇빛의 반사 등 태양 에너지와 직접 관련되는 ‘태양 지구공학’적인 방법들도 조심스럽게 모색되고 있다.

물론 더디기는 하지만 나무를 더 많이 심고 숲과 녹지대를 늘려서 자연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고전적인 방법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다음 글에서 이들 각각의 장단점과 전망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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