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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이 위험해” 비쩍 마른 북극곰, 올여름 어떡해
작성자 *** 등록일 2024.04.09

“북극곰이 위험해” 비쩍 마른 북극곰, 올여름 어떡해


해마다 길어지는 여름, 북극곰 적응할 수 없어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이 생존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 처했다. 거의 매년 다양한 연구저널을 통해 공통으로 나오고 있는 의견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위기종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된 북극곰.

하지만 지구는 해마다 더 뜨거워지고, 그로 인해 해빙의 양이 급감하면서 북극곰을 포함한 북극의 해양 생태계는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이 될 것으로 예고된 올해, 북극곰이 진짜 위험하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의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있다. ⓒWWF.CA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

북극곰은 빙하에 의존해서 산다. 빙하를 타고 이동하거나, 그 위에서 긴 시간을 기다렸다가 사냥을 하고,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며, 짝짓기도 하고, 잠도 잔다. 말 그대로 빙하는 북극곰의 삶의 터전이다. 그런데 지구의 온도가 점차 올라가면서 빙하가 급속히 녹게되고 극지방 곳곳에서 이상 현상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찍은 동시베리아해 근방 빙하에 거대한 얼음 구멍 ‘폴리냐’가 관찰됐다. 구멍의 크기가 무려 7만 1천㎢로 남한 면적의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북극에서는 빙하 가장자리부터 녹아서 생기는 폴리냐가 발생하는데, 지난해에 관찰된 폴리냐는 이례적으로 빙하 한가운데에 생겼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가 전년 대비 0.3℃ 상승하면서 따듯한 해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 빙하의 면적이 더 확장될 수 없기 때문에 북극곰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지속되는 셈이다.

또한, 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논문으로 그린란드 남동부 해안에 고립돼 살고 있는 소규모 북극곰의 사진이 실렸다. 미국·노르웨이·덴마크·캐나다 등 4개국 연구팀은 이들이 다른 지역의 북극곰들과는 철저히 분리돼 독특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북극곰들은 해빙을 타고 바다 멀리 나가, 해빙으로 올라온 바다표범과 바다물범을 사냥한다. 그런데 이 지역의 북극곰은 해안가 근처에 담수가 얼어서 형성된 협만에서 생활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지역의 북극곰보다 크기도 작고 출산하는 새끼 수도 적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라 북극곰이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도,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이러한 북극곰마저도 줄어들 것이라며 경고했다.

굶주려서 비쩍 마른 몰골의 북극곰. ⓒBBC

 

북극곰의 본 ‘북극의 여름’

최근 북극곰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사진들이 속속 공개된 바 있다. 비쩍 마른 몰골의 북극곰, 자신의 덩치보다 작은 빙하에서 망망대해를 멍하니 바라보는 북극곰, 인가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북극곰의 모습은 지구온난화의 가장 절망적인 장면으로 회자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북극곰이 회색곰(Grizzly bear)처럼 육지에서 먹잇감을 구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빙하가 없는 북극에 적응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처럼 빙하가 급속히 녹아 육지에 발이 묶인 북극곰이 굶어 죽을 위험이 커진다는 새로운 결과가 지난달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워싱턴대 연구팀은 점차 길어진 여름에 북극곰이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추적·관찰했다. 연구진이 조사한 캐나다 매니토바주 서부 허드슨만은 1979년부터 2015년 사이에 얼음이 없는 기간이 3주나 늘어난, 실제적인 기후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이다. 연구진은 이곳에 서식하는 북극곰 20마리의 목에 카메라와 GPS 추적기를 달아 북극곰의 움직임과 행동, 이동 거리, 주로 섭취하는 먹잇감 등 전반적인 생활을 추적했다.

이른바 ‘북극곰이 본 북극의 여름’은 생존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었다. 선공개된 일부 영상에도 포착됐듯이 북극곰 대부분은 풀과 열매를 먹거나 헤엄을 치며 먹이를 찾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헤엄을 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고, 사냥에 실패하는 횟수가 늘면서 조사 대상인 20마리 중 19마리의 체중이 최대 1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북극곰에 달아놓은 GPS 장착 비디오 카메라에서 얻은 이미지. ⓒNature

배고픈 북극곰, 1년에 137일 굶는다

덩치가 커다란 북극곰은 주로 빙하 위에서 바다표범과 같은 고열량의 먹이를 사냥해 먹고 몸에 지방을 축적한다. 하지만 빙하가 없는 기간이 점차 늘어나면서 사냥터가 줄어들었고, 일부 북극곰은 나무 열매나 다시마, 죽은 육지동물의 사체를 대체해 먹는 것으로 관찰됐다. 하지만 그마저도 힘든 북극곰은 사실상 굶은 채로 여름을 지낸다. 지난해 워싱턴대 연구팀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북극곰이 1년에 평균 137일을 굶는다고 한다.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찰스 로빈스 워싱턴주립대학교 곰센터 소장은 “북극곰은 흰색 코트를 입은 회색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북극곰이 육지의 다른 곰들처럼 살 수는 없다는 의미다. 육지 먹잇감이 북극곰의 허기를 단기간 채워줄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이 그 먹잇감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암컷들은 먹이를 찾는 데만 40%의 시간을 소비했고, 관찰된 한 마리는 허드슨만을 가로질러 175㎞를 헤엄쳤다. 연구진은 원래 방식이 아닌 헤엄쳐서 사냥을 나선 북극곰의 3분의 2는 동물의 사체를 발견해도 너무 지쳤던 탓에 오래 먹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질조사국 파가노(Anthony Pagano) 박사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성체가 되지 않은 암컷 북극곰이 죽은 벨루가를 발견했지만, 몇 번 물어보기만 하고 고래 사체에 몸을 기대 쉬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는 북극곰이 수영과 먹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종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먹이활동 외에도 체중을 분석한 결과 여름 동안 북극곰들의 체중은 하루 평균 약 1㎏씩 감소했다. 특히 사냥이 미숙하고 체지방이 적은 새끼 곰은 아사 위기까지 가게 돼 생존이 더 어려워졌다. 전문가들은 굶주림이 해결되지 않고 지쳐버린 북극곰이 점차 번식하지 않으면 종의 위기를 앞당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비롯해 매년 발표되는 연구결과가 북극곰의 생태를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앞으로 생태계에, 그리고 북극곰의 적응 능력에 미칠 중요한 질문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극곰은 2008년 미국 멸종위기종법(ESA) 규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됐는데, 지구온난화를 사유로 등재된 것은 북극곰이 처음이다.

북극곰의 이동. (녹색선은 성체암컷 8마리 / 주황색선은 성체암컷 4마리 / 노란색선은 성체수컷 3마리)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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